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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디즈니+ '조각도시'의 원작, 지창욱의 <조작된 도시> 다시보기 후기 (넷플릭스 추천)

by GJ88 2025. 1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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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연성은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방구석에서 즐기는 쾌감 100% 오락 영화"

최근 디즈니+에서 350억 대작 드라마 <조각도시>가 제작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흥미로운 건 이 드라마가 2017년 개봉했던 영화 <조작된 도시>의 리메이크판, 즉 드라마 버전이라는 점이다. 게다가 원작 영화의 히어로였던 지창욱이 드라마에도 출연한다는 소식(비록 역할은 달라질지라도)은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평범한 사람의 인생을 조작하여 나락으로 떨어뜨린다"는 그 소름 끼치는 설정이 드라마에서는 어떻게 확장될지 기대됨과 동시에, 문득 원작 영화의 내용이 가물가물해졌다.

마침 넷플릭스 영화 순위권에 <조작된 도시>가 역주행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아마 나처럼 드라마 소식을 듣고 예습, 복습 차원에서 찾아보는 사람들이 많은 모양이다. 옛날에 극장에서 봤을 때는 "너무 만화 같다"는 생각에 호불호가 갈렸던 기억이 있는데, 시간이 흐른 지금 집에서 가벼운 마음으로 다시 본다면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 재관람은 대성공이었다. '개연성'이라는 엄격한 잣대만 잠시 내려놓는다면, 이 영화는 2시간을 순식간에 삭제해 버리는 최고의 오락 영화다. 다가올 드라마 <조각도시>를 기다리며, 혹은 주말에 아무 생각 없이 즐길 팝콘 무비를 찾고 있다면 이 영화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줄거리 요약 : 3분 16초, 평범한 백수가 살인마가 되기까지

영화의 오프닝은 웬만한 전쟁 영화 뺨치는 시가전으로 시작된다. 빗발치는 총알과 폭음 속에서 대장 '권유'(지창욱)는 압도적인 전투력과 동료를 위해 몸을 던지는 희생정신을 보여준다. 하지만 "대장!"을 외치는 팀원들의 목소리와 함께 화면이 전환되면, 그곳은 어두컴컴한 PC방. 현실의 권유는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게임에 빠져 사는, 국가대표급 백수일 뿐이다.

권유(지창욱)은 순식간에 살인마가 되어 있었다.

1. 덫에 걸린 남자 어느 날, PC방 옆자리에 누군가 두고 간 휴대폰이 울린다. 전화를 받은 권유에게 낯선 여자가 "사례금을 넉넉히 줄 테니 휴대폰을 모텔로 가져다달라"고 부탁한다. 별 의심 없이 휴대폰을 돌려주고 사례금을 받아 집으로 돌아온 권유. 그리고 다음 날 아침, 평온하게 자고 있던 그의 집에 경찰 특공대가 들이닥친다. 죄목은 미성년자 강간 및 살인. 그가 휴대폰을 찾아줬던 여학생이 잔혹하게 살해당한 것이다. 권유는 결백을 주장하지만, 현장에는 그의 지문과 DNA가 도배되어 있고 심지어 정액 반응까지 검출됐다고 한다. 술도 안 마셨고 기억도 또렷한데, 모든 증거가 그를 범인으로 지목하는 기막힌 상황. 결국 그는 국선 변호사 민천상(오정세)의 무기력한 변론 끝에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1급 흉악범들이 우글거리는 교도소에 수감된다.

교도소는 생지옥이었다.

2. 지옥, 그리고 탈출 교도소는 생지옥이었다. 그곳의 제왕으로 군림하는 마덕수(김상호)에게 찍힌 권유는 매일같이 짐승만도 못한 취급을 받으며 구타와 고문을 당한다. 억울함과 고통에 자살까지 시도하지만, "난 내 아들 믿어"라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어머니의 외침에 이를 악물고 버틴다. 그러던 중, 어머니가 접견 변호사를 통해 "재심을 청구할 결정적인 증거를 찾았다"는 소식을 전해온다. 희망도 잠시, 다음 날 어머니가 비관 자살했다는 믿을 수 없는 비보가 날아든다.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직감한 권유는 복수와 진실 규명을 위해 탈옥을 결심한다. 그는 틈틈이 교도소의 구조를 파악하고, 이송 중에 발생한 사고를 틈타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탈출에 성공한다.

억울한 대장을 위해서 게임 친구들 '레저렉션'이 뭉쳤다.

3. '레저렉션' 팀의 집결 : 게임 친구들의 현실 소환 탈옥 후 갈 곳 없던 권유는 정보도 검색할 겸 익숙한 PC방으로 숨어든다. 쫓기는 신세라 누구에게도 연락하지 못하고 숨 죽이고 있던 그때, 거짓말처럼 게임 속 팀원들이 그를 찾아낸다. 권유가 도움을 요청한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게임 속에서 보여준 권유의 희생정신과 리더십을 기억하던 팀원들은, 뉴스에 도배된 '살인범 권유'가 아닌 자신들의 '대장'을 믿고 자발적으로 모인 것이다. 가장 먼저 그를 찾아낸 건 게임 속에서 걸걸한 목소리로 지시를 내리던 '털보 형님'. 하지만 그 정체는 놀랍게도 심각한 대인기피증이 있는 천재 해커 '여울'(심은경)이었다. 여기에 용산전자상가에서 부품을 조립하는 금손 '용도사'(김민교), 영화 특수효과 말단 스태프 '데몰리션' (안재홍) 등, 사회에서는 루저 취급받지만 각자의 분야에서는 능력 만렙인 팀원들이 권유를 돕기 위해 뭉친다. 이것이 바로 '레저렉션' 팀의 결성이다.

민천상은 힘없는 사람들 범죄자로 둔갑시키는 최종보스였다.

4. 설계자 민천상과의 대결 여울의 해킹 실력으로 사건 자료를 분석하던 팀은 충격적인 진실을 마주한다. 사건 현장의 모든 증거, CCTV 화면, 목격자 진술까지 모든 것이 누군가에 의해 정교하게 '조작'되었다는 것. 그리고 그 배후에는 거대한 권력자들의 범죄를 덮기 위해 무고한 사람을 범인으로 둔갑시키는 설계자, 바로 권유의 국선 변호사였던 민천상이 있었다. 민천상은 거대한 시스템을 이용해 범죄 현장을 마치 영화 세트장처럼 꾸미고, 빅데이터를 이용해 타겟을 선정하여 시나리오를 짜는 악마였다. 권유는 단지 '백수이고, 가족이 없고, 게임에 빠져 있어 사회적으로 매장하기 쉬운 타겟'이었기에 희생양이 된 것이다. 모든 진실을 알게 된 권유와 팀원들은 민천상의 아지트인 거대 서버실을 털어 그의 조작 증거를 세상에 폭로하기 위한 최후의 반격을 시작한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미친 속도감이었다.

오직 쾌감을 위해 달리는 미친 속도감

<웰컴 투 동막골> 이후 12년 만에 돌아왔던 박광현 감독은 이 영화에서 작정하고 비주얼과 속도감에 올인했다. 영화는 관객이 딴생각할 틈을 주지 않고 몰아친다. 권유가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가고, 고초를 겪다 탈옥하는 그 긴 과정이 초반부에 군더더기 설명 없이 속전속결로 진행된다. 자칫 루즈해질 수 있는 감정 씬이나 설명조의 대사는 과감하게 생략하거나, 감각적인 몽타주 기법으로 빠르게 넘겨버리는데 이 선택이 매우 탁월했다. 특히 액션 씬의 연출이 돋보인다. 어두운 밤 빗속에서의 카체이싱, 좁은 공간에서의 육탄전, 그리고 드론과 해킹을 이용한 하이테크 액션까지. 마치 FPS 게임을 보는 듯한 1인칭 시점 샷이나 역동적인 카메라 워킹은 영화의 오락성을 극대화한다.

내가 이 영화를 다시 보면서 가장 감탄했던 부분은 바로 심은경이 연기한 해커 '여울' 캐릭터였다. 보통 한국 영화나 드라마에서 천재 해커라고 하면 말이 많고, 깐죽거리며, 키보드를 두드릴 때마다 "오케이, 뚫었어!" "빙고!" 같은 오글거리는 대사를 남발하는 캐릭터가 대부분이다. 솔직히 그런 캐릭터가 나올 때마다 손발이 오그라들곤 했다. 하지만 여울은 달랐다. 그녀는 심각한 대인기피증을 앓고 있어 사람 눈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하고, 팀원들과 같은 공간에 있어도 전화나 스피커를 통해서만 대화한다. 밥을 먹을 때도 혼자 구석에 숨어서 먹는 모습은 지극히 현실적이면서도 짠했다. 그런데 키보드 앞에만 앉으면 눈빛이 변하고, 스피커를 통해 거친 욕설을 내뱉는 반전 매력이 있다. 억지스러운 천재성을 과시하기보다, '은둔형 외톨이'라는 현실적인 설정을 부여해서 오히려 캐릭터의 매력이 배가되었다. 심은경 배우의 섬세한 연기력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고, 이는 영화의 톤을 너무 가볍지 않게 잡아주는 역할을 했다.

또한, 오정세가 연기한 민천상은 그동안 영화에서 보지 못한 꽤나 독특한 느낌의 빌런이었다. 그는 힘이 세거나 소리를 지르는 전형적인 조폭형 악당이 아니다. 얼굴에 커다란 점을 찍고, 묘하게 엇나간 억양을 쓰며,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사는 듯한 기괴한 인물이다. 거대한 큐브 화면을 손짓으로 조종하며 죄 없는 사람들의 인생을 조작하고, 그것을 마치 게임이나 예술 작품을 만드는 것처럼 즐기는 모습은 소름 그 자체였다.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한 사이코패스의 면모를 오정세 배우 특유의 디테일한 연기로 표현해냈는데, 그가 있었기에 권유의 반격이 더 짜릿하게 느껴졌다.

개연성과 현실성은 좀 떨어졌지만 뭐 아무렴 괜찮았다.

현실성은 잠시 로그아웃, "이게 말이 돼?" 싶지만

물론 칭찬만 하기에는 이 영화의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바로 '개연성'이다. 영화를 보다 보면 "에이, 저게 말이 돼?" 싶은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다. 아무리 천재 해커라지만 여울이 구사하는 기술들은 거의 마법에 가깝다. 쌀알을 던져서 소리의 파동을 시각화해 보이지 않는 범인의 목소리를 찾아내는 장면은 시각적으로는 훌륭했지만 과학적으로는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었다. 또한 평범한 게임 폐인들이 모여서 특수부대 뺨치는 작전 수행 능력을 보여주는 것도 현실감이 떨어진다. 특히 후반부, 경차(마티즈) 한 대로 수많은 경찰차와 악당들의 고급 세단을 따돌리고 박살 내는 카체이싱 장면은 통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실소를 자아내게 했다. 종이 화살로 교도소의 보안을 뚫는 장면이나, 드론을 이용한 교란 작전 등은 물리 법칙과 현실성을 과감하게 무시한다. "영화니까" 하고 넘어가기에는 다소 무리수가 많은 설정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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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평점 : 10점 만점에 7.0점. 말이 안 되면 어때? 방구석 1열을 PC방으로 만드는 미친 속도감과 캐릭터 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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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조작된 도시>는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는 영화다. 치밀한 스릴러나 묵직한 메시지를 기대한다면 실망할 것이고, 머리 비우고 즐길 수 있는 화려한 액션 활극을 기대한다면 대만족할 것이다. 나는 이 영화에 10점 만점에 7점을 주고 싶다. 극장에서 봤다면 개연성 때문에 점수가 더 깎였을 수도 있겠지만, 집에서 OTT로 편하게 보는 환경에서는 이만한 오락 영화가 없기 때문이다.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이, 억울한 주인공이 능력 있는 동료들을 모아 나쁜 놈들을 시원하게 때려잡는 권선징악의 스토리는 언제 봐도 통쾌하다.

주말 저녁, 맥주 한 캔을 따놓고 아무 생각 없이 즐길 수 있는 영화를 찾는다면, 그리고 곧 다가올 드라마 <조각도시>를 완벽하게 즐기기 위한 예습이 필요하다면, <조작된 도시>는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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