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 금요일, 오랜만에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위해 영화관을 찾았을 때 선택한 영화는 ‘좀비딸’이었다. 사전에 특별히 기대하거나 준비한 건 없었지만, 오히려 그 덕분인지 편안한 마음으로 관람을 시작할 수 있었다. 상영관의 불이 꺼지고 영화가 시작되자, 뻔한 설정 속에서도 나름의 재미와 몰입감을 선사하는 장면들이 이어졌다.
영화의 분위기는 전형적인 좀비물에 가족 드라마가 결합된 형태다. 긴박한 상황 속에서 부성애와 코믹 요소가 적절하게 섞이며, 전반적으로 무겁지 않고 비교적 편하게 즐길 수 있었다. 다만, 결론부터 말하면 영화의 스토리 전개가 신선하지는 않았고, 결말 부분까지 불편하진 않지만 뻔한 그래도 볼만한 그런 영화였다고 개인적으로 생각이 든다.

원작 웹툰의 감성, 그리고 영화로의 재현
‘좀비딸’은 웹툰 원작으로 이미 많은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작품이다. 웹툰 특유의 아기자기하면서도 블랙코미디적인 감성을 영화에서도 어느 정도 살리려는 노력이 보였다. 물론 매체적 한계와 상영 시간 제약 때문에 원작의 모든 디테일을 살리기는 어려웠지만, 핵심인 ‘딸이 좀비가 되었지만 아버지는 여전히 딸로서 대하려 한다’는 정서는 유지됐다.
영화는 캐릭터의 성격과 관계성을 단순화하면서도 빠르게 전달했다. 관객이 복잡한 설정이나 긴 설명 없이도 바로 몰입할 수 있도록 구성한 점 또한 장점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덕분에 스토리의 중심인 부녀 관계와 딸을 지키려는 아버지의 집념이 두드러지게 드러났다.

조정석과 이정은, 능청스러운 연기로 생동감을 불어넣다
스토리가 예측 가능한 흐름을 가진 만큼, 배우들의 연기가 영화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핵심 요소였다. 조정석은 특유의 능청스러움과 자연스러운 리액션으로 ‘지친 아버지지만 딸을 포기하지 않는 인물’을 매력적으로 표현했다. 감정의 기복이 심한 장면에서도 과하지 않게, 때로는 코믹하게 표현하며 관객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정은은 극의 무게감을 덜어주는 조력자 캐릭터로 등장해, 영화 전반의 톤 조절을 잘 해냈다. 그녀의 등장 장면마다 묘하게 긴장이 풀리는데, 그게 오히려 영화의 리듬감을 살려주었다. 조연 배우들도 과도한 감정 과잉 없이 전체적인 호흡을 맞춰, 러닝타임 내내 몰입이 가능하게 했다.

예상 가능한 전개, 그러나 나름의 울림
영화의 전개는 사실상을 초반부에서 이미 결말까지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다. 좀비가 된 딸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지키려는 아버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가족애의 재확인. 이런 구조는 많은 가족 드라마와 장르물에서 반복되어 온 공식이다.
그렇다고 감정선이 전혀 와닿지 않는 건 아니다. 중반부 몇몇 장면에서는 부성애가 절정으로 치닫는 감정 연출이 펼쳐지고,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순간도 있었다. 물론 깊이 있는 감정묘사라기보다 ‘신파적인 울림’에 가까웠지만, 예상 가능한 클리셰 속에서도 울컥하는 감정을 주는 건 배우들의 힘이 컸다.

장르의 혼합,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영화
‘좀비딸’은 공포, 스릴러, 드라마, 그리고 코미디가 섞인 혼합 장르물이다. 하지만 전형적인 좀비물 팬이 기대하는 피와 살벌한 액션보다는, 가족 드라마의 따뜻한 시선과 인간관계의 갈등 해결에 초점을 둔다. 그 결과, 좀비라는 장치가 부녀의 관계를 비추는 하나의 메개체의 기능일뿐이라 좀비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가볍게 보기에 너무 좋았다.
이런 설정은 장르적 긴장감이 다소 줄어드는 대신, 폭넓은 관객층이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잔혹한 장면이 거의 없고, 감정적인 서사가 중심이기 때문에 좀비 영화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도 편하게 볼 수 있었다.

극장보단 OTT에 더 어울리는 영화
극장에서 ‘좀비딸’을 보면서도, 문득 ‘이건 OTT 환경이 더 잘 어울리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이 영화는 대형 스크린과 고출력 사운드에 의존한 스펙터클이 아니라, 인물 간의 대화와 표정, 그리고 소소한 상황극에서 재미와 감동을 뽑아내고 있었다.
집에서 OTT로, 소파에 편하게 앉아 음료와 간식을 곁들이면, 극장에서보다 오히려 몰입도는 다소 떨어질 수 있겠지만 더 편한 마음으로 웃고 이야기하며 볼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긴장과 웃음을 반복하는 리듬감이 집 안이라는 안전한 공간과 잘 맞는다. ‘집에서 킬링타임용으로는 최적’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영화라고 생각이 든다.
결론 “극장 화면보다 소파가 더 잘 어울리는 가족 좀비물, ‘좀비딸’은 편하게 웃고 울 수 있는 은근한 매력의 작품이다.”
내 개인적인 평점은 10점 만점에 7점이다. 장점은 명확하다. 배우들의 안정적이고 매력적인 연기, 어설프지 않은 감정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톤 앤 매너, 원작 감성의 무리 없는 구현. 반면 단점은 뻔한 전개, 클리셰에 가까운 감정 포인트, 그리고 깊이 있는 메시지 부재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스토리의 신선함보다, ‘편하게 웃고 울다 끝낼 수 있는’ 완성도를 지니고 있다. OTT로 본다면 칭찬할 거리가 더 많은 작품이다. ‘좀비딸’은 장르적 참신함이나 리얼리티로 관객을 압도하는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피로한 하루 끝에 가볍게 즐기기에는 충분한 따뜻함과 유머가 담겨 있다. 극장에서 볼 때보다, 집에서 편하게 보았을 때 오히려 이 영화의 장점이 잘 드러난다. 배우들의 호흡과 연기에 집중할 수 있고, 부담 없이 감정 기복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끄적 > 영화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OTT(넷플릭스) 스릴러 영화 추천 <용의자X> 후기 (0) | 2025.09.13 |
|---|---|
| 넷플릭스 볼만한 영화 <잠> 리뷰 (2) | 2025.08.27 |
| 넷플릭스 스릴러 영화 추천 "기억의 밤" 후기 - "살인자의 기억법"과 비교 후기 (5) | 2025.08.22 |
| 넷플릭스 영화 추천 "내안의 그놈" 후기 (6) | 2025.08.14 |
|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 솔직 후기, 어딘가 익숙한 그맛 어중간함의 극치 (6) | 2025.08.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