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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이라는 달콤한 독배, 그리고 길을 잃은 5283... 나는 왜 이 드라마에 실망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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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8화, 배구 승부조작 에피소드를 보고 썼던 중간 리뷰를 기억한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희망에 차 있었다. 1, 2화의 가벼움을 딛고 다시금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는 <모범택시> 시리즈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4회 편성 속 보여준 파격적인 시도와 빌런을 향한 처절한 응징은 분명 그때까지만 해도 '갓도기'의 귀환처럼 보였다.
하지만 최종회까지 달린 지금, 나는 그 긍정적인 평가를 철회할 수밖에 없다. 아니, 오히려 뼈아픈 비판을 쏟아내야만 하는 입장이 되었다. 드라마가 끝난 후 남은 감정은 통쾌한 카타르시스가 아니라, "도대체 내가 뭘 본 거지?"라는 허무함과 찝찝함뿐이었기 때문이다.
시청률은 잘 나왔다. 연일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화제성도 잡았다. 하지만 이것은 <모범택시3>가 잘 만들어서가 아니라, 지난 시즌들이 쌓아 올린 신뢰와 '이제훈'이라는 배우에 대한 팬덤, 그리고 경쟁작 부진이라는 외부 요인이 만들어낸 착시 효과에 가깝다. 냉정하게 말해서, 만약 시즌 1, 2가 없었고 이 작품이 시즌3라는 타이틀 없이 단독으로 나왔다면 과연 이런 시청률과 호응을 얻을 수 있었을까? 내 대답은 단호하게 "아니오"다.
오늘 리뷰에서는 왜 이토록 사랑했던 시리즈가 '오락용 킬링타임 드라마'로 전락했는지, 그 아쉬운 민낯을 하나하나 뜯어보려 한다.



구조적 결함 : 사라진 '큰 줄기', 파편화된 에피소드
<모범택시> 시리즈가 사랑받았던 가장 큰 이유는 옴니버스 형식을 취하면서도 전체를 관통하는 거대한 서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시즌1은 무지개 운수 팀원들의 트라우마와 사적 제재에 대한 철학적 고뇌, 그리고 백성미(차지연 분)라는 내부의 적과의 싸움이 중심을 잡고 있었다. 시즌2는 온하준(신재하 분)이라는 인물을 통해 거대 카르텔을 서서히 드러내며 최종 보스를 향해 달려가는 빌드업이 치밀했다.
하지만 시즌3는 어떠한가? '연결성'이 실종되었다.
이번 시즌은 마치 유튜브 숏츠를 모아놓은 듯, 자극적인 사건들의 나열에 불과했다. 초반의 사건들과 중반의 승부조작 사건, 그리고 후반부의 최종 에피소드까지, 이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유기적인 연결고리가 전무했다. 시즌2에서 보여줬던 '떡밥 투척'과 '회수'의 묘미는 사라지고, 그저 "이번엔 이 사건이야, 해결했지? 다음 사건!" 식으로 넘어가는 기계적인 전개만이 반복되었다.
특히 최종 보스, 혹은 마지막 에피소드의 빌런은 너무나 갑작스럽게 등장했다가 허무하게 퇴장했다. 이전 에피소드들에서 암시나 복선이 전혀 없었기에, 그가 왜 최종 보스인지, 무지개 운수와 어떤 악연으로 얽혀있는지에 대한 당위성이 부족했다. 5~8화의 승부조작 에피소드가 호평받았던 건 그나마 4회라는 분량을 통해 서사를 쌓았기 때문인데, 정작 시즌 전체를 아우르는 큰 그림은 그리지 못한 채 각개전투만 하다가 끝나버린 꼴이다. 나무는 몇 그루 심었지만, 숲을 만드는 데는 실패했다.

톤 앤 매너의 실패 : 서사 없는 잔혹함은 불쾌함일 뿐이다
시즌2 방영 당시 "시즌1에 비해 너무 가벼워졌다", "개그 요소가 과하다"라는 비판이 있었다. 제작진은 이를 의식한 듯 시즌3에서 다시금 어둡고 잔혹한 분위기를 가져오려 애쓴 티가 난다. 범죄 묘사의 수위는 높아졌고, 피해자들이 겪는 고통은 더욱 적나라하게 표현되었다.
하지만 방향이 틀렸다. 시즌1의 어두움이 호평받았던 이유는 그 잔혹함 속에 사회적 약자들의 뼈아픈 현실과, 법이 해결해주지 못하는 부조리에 대한 분노가 서려 있었기 때문이다. 즉, 잔혹함은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반면 시즌3의 잔혹함은 그저 '도파민'을 위한 양념으로 전락했다. 개연성이 부족하고 서사가 빈약하니, 시청자들의 눈을 붙잡아두기 위해 더 자극적이고 더 충격적인 장면들만 집어넣은 느낌이다. "이래도 화 안 낼 거야?", "이래도 안 불쌍해?"라고 강요하는 듯한 폭력적인 연출은 공감보다는 불쾌감을 유발했다.
부족한 스토리 전개를 잔인함으로 덮으려 했지만, 알맹이 없는 껍데기는 금방 들통나기 마련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제작진이 의도했던 '무게감'은 사라지고, 말초신경만 자극하는 B급 고어물 같은 가벼움만 남았다. 진정한 무게감은 피가 낭자한 화면에서 오는 게 아니라, 촘촘한 서사에서 온다는 기본을 망각한 듯하다.

김도기 부캐의 딜레마 : 이제는 피로한 '원맨쇼'
이제훈 배우의 연기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가 보여주는 다양한 부캐(부캐릭터) 연기는 시즌 1, 2의 흥행 요소 중 하나였다. 하지만 시즌3에 이르러서는 이것이 '과유불급'이 되었다.
이번 시즌 내내 김도기의 부캐 플레이는 너무나 과도했다. 잠입 수사를 위한 위장이 아니라, 마치 '이제훈의 코스프레 쇼'를 보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상황에 맞지 않게 지나치게 희화화된 캐릭터 설정은 극의 몰입을 방해했고, 긴박해야 할 순간조차 시트콤처럼 만들어버렸다.
무엇보다 김도기 혼자 북 치고 장구 치는 동안, 무지개 운수 팀원들의 역할은 축소되거나 기능적으로만 소비되었다. 장성철 대표, 안고은, 최 주임, 박 주임이 가진 각자의 매력과 팀워크가 김도기의 원맨쇼 뒤로 가려졌다. "김도기가 변장해서 들어가면 다 해결된다"는 패턴이 반복되다 보니 긴장감은 떨어지고 피로감만 쌓였다. 이제는 부캐의 신선함보다는, 인간 김도기의 고뇌나 팀원들 간의 끈끈한 유대가 더 보고 싶었지만, 시즌3는 끝까지 '보여주기식 연기'에 집착했다.

억지스러운 참교육 : 사이다가 아니라 '탄산 빠진 콜라'
우리가 <모범택시>에 열광했던 건,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정의 구현을 대리 만족시켜주었기 때문이다. 빌런들이 치밀하게 쌓아 올린 악의 성을, 무지개 운수가 더 치밀한 설계로 무너뜨릴 때 오는 쾌감이 있었다.
하지만 시즌3의 참교육 과정은 '개연성 상실' 그 자체였다. 빌런들은 하나같이 지능이 낮아 보였다. 김도기의 뻔한 속임수에 너무나 쉽게 넘어가고, 무지개 운수의 작전은 "운이 좋아서" 혹은 "상대가 방심해서" 성공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전 시즌들에서 보여줬던 소름 돋는 빌드업이나,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반전의 묘미는 찾기 힘들었다.
특히 최종회에서의 해결 방식은 실망의 정점을 찍었다. 거대 악이라던 최종 보스가 너무나 허무하게 무너졌다. 복잡한 수 싸움이나 심리전 대신, 물리적인 힘이나 억지스러운 우연으로 상황을 종료시키는 것을 보며 "작가들이 쓰기 귀찮았나?"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과정이 치열하지 않으니 결과가 주는 쾌감도 밋밋할 수밖에 없다. 톡 쏘는 사이다를 기대했는데, 김빠진 미지근한 콜라를 마신 기분이다.

시청률의 덫 : 숫자가 증명하지 못하는 것들
가장 우려되는 지점은 바로 이 드라마의 성적표다.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 수치만 놓고 보면 시즌3는 대성공이다. 하지만 이것은 '성공에 도취된 독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시청자들은 시즌1, 2에 대한 의리로, 그리고 볼만한 경쟁작이 없는 시기에 습관처럼 TV를 켰을 뿐이다. 높은 시청률이 곧 높은 완성도를 의미하지 않는다. 제작진과 방송사가 이 숫자에 취해 "아, 이렇게 만들어도 먹히는구나"라고 착각한다면, 이 시리즈의 미래는 암울하다.
대중은 바보가 아니다. 이번 시즌에 느꼈던 실망감은 다음 시즌(만약 나온다면)에 대한 기대감을 깎아먹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다. "모범택시는 믿고 본다"는 신뢰가 이번 시즌3를 통해 "모범택시도 이제 끝물인가"라는 의심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제작진은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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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평점 : 10점 만점 / 5.0점
화려한 포장지 속에 담긴 자극적인 알맹이. 길 잃은 모범택시는 결국 '도파민'이라는 늪에 빠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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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모범택시3>에 대한 나의 평점은 5점이다. 그저 주말 저녁, 치킨 한 마리 시켜놓고 아무 생각 없이 즐기기에는 나쁘지 않은 오락용 드라마였다. 이제훈의 연기 차력쇼를 구경하고, 악당들이 얻어터지는 장면에서 1차원적인 쾌감을 느끼는 용도, 딱 그 정도다.
하지만 '웰메이드 장르물'이라거나 '사회 고발 드라마'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엔 민망한 수준이다. 시즌1이 주었던 묵직한 울림, 시즌2가 주었던 경쾌한 팀플레이의 조화는 온데간데없고, 자극과 도파민만 쫓다가 길을 잃어버린 폭주 기관차 같았다.
중간 리뷰 때 느꼈던 일말의 기대가 무너져 더 아쉽다. 4회 편성 에피소드에서 보여줬던 가능성을 끝까지 끌고 가지 못한 채, 용두사미도 아닌 '사상누각(모래 위에 지은 집)'으로 끝나버린 시즌3. 만약 시즌4가 제작된다면, 그때는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화려한 부캐와 잔인한 고문 장면이 아니라, 탄탄한 스토리와 개연성 있는 연출만이 떠나간 승객들의 마음을 다시 돌릴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이대로라면, 모범택시의 미터기는 여기서 멈추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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